청년, 길을 떠나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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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천동에 다다랐다. 한번쯤은 견학해보고 싶던 국토지리원과 지도박물관이 있는 동네. 원천역터를 짚어보았다.

광교신도시 개발구역이 인접해 있기에, 원천동을 지나는 국도 42호선 곁에도 예외 없이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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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여선 원천역터는 바로 그 아파트단지 옆의 국도변에 해당한다. 폐지 직전의 시점에서 무인 간이역이었다던 원천역. 대강의 모습마저 알 길이 없다.

원천역을 떠난 협궤열차는 오늘날 역할이 유사한 국도 42호선과는 전혀 다른 경로를 밟았다. 과거 유원지였던 호수공원에서 흘러나온 원천리천을 건너, 곡선을 돌아 북쪽으로 치고 올라가서 덕곡역에 잠시 머무르며, 더 나아가서는 산골짜기를 파고드는 터널로 돌입했다. 지금은 온통 흥덕지구가 조성된 지역이다. 2000년대 들어와서 개발되었고, 처음부터 끝까지 새롭게 계획된 동네이므로 수여선이 남긴 것은 어디에도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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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마 걷지 않았는데 주위를 지배하는 풍경이 바뀌고, 분위기도 한순간에 달라진다. 덕곡역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영덕 주민센터 부근.

이제 열차는 다시 북쪽으로 방위를 올려 터널에 가까워진다. 선로가 통과하던 좁고 긴 골짜기 같은 지형을 아파트가 가득 메웠고, 저수지에서 흘러나온 실개천이 옆으로 흐른다. 시선이 겨우 닿는 저 골짜기 안쪽 어딘가에 협궤선 터널이 묻혀있을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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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여선은 굴다리를 이용해서 경부고속도로 아래를 순조롭게 통과, 선형을 흩뜨리지 않고 계속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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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그맣게 마련된 공원을 지나, 수여선 골목은 지하철 기흥역 북서쪽의 아파트단지에 부딪히면서 끊기는데, 지도를 꼼꼼히 대조해 본 결과 이 부근이 과거 협궤철길의 신갈역이 있었던 곳이란다. 고속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공간축이 힘을 얻게 되어 매우 뚜렷해지고 두터워지면서, 결국에는 한 세대를 건너뛰고 수여선 신갈역이 기흥역으로 되살아났다고 보면 될까.